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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노래로 만들어 부르는 가수 신재창 "시인의 두 어깨에 날개 달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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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계룡신문
기사입력 2017-05-16

 

▲     © 논산계룡신문

 

김소월의 ‘산유화’나 정지용의 ‘향수’, 고은의 ‘가을편지’, 정호승의 ‘이별노래’ 등은 노래로 만들어져서 널리 애창되고 있다. 시를 노래로 만드는 싱어 송 라이터로 안치환, 백창우, 김현성, 신재창 등을 꼽는다. 이 중 논산에서 활동하는 가수가 있다. 논산은 시인천국이다. 기라성 같은 시인들이 즐비하건만, 아직도 무심하고 생소한 분위기이다. 논산시인의 진가를 알아보는 눈은, 외지 가수의 눈이 더 빛난다. 현재 벌곡에서 명시에 노래의 날개를 달아주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아티스트 신재창! 그가 왜 논산에 왔는지, 어디에서 어떤 활동들을 하며 다니는지 궁금하다. 5월 가정의달 즈음에, 이 시대 아버지 이야기부터 들어본다.

 

♦ 오봉옥 시인의 시 “아비”를 작곡하고 노래한 것으로 압니다. 그 시에는 긴 사연이 있다고 하던데요....

 

☞ 네, 오봉옥 시인의 아버님이 원래 연탄장수였습니다. 그래서 늦게 집에 돌아올 때면 늘 얼굴에 연탄이 묻어서 까만 얼굴로 귀가하였는데, 이따금 국화빵, 붕어빵을 사 갖고 오셨다 합니다. 어린 시절 세상에서 가장 큰 인물, 가장 큰 존재인 아버지가 국화빵까지 사오시니.... 오 시인이 어느 날 자신의 아이에게 햄버거를 사 갖고 가는데 아이가 잠들면 안 되니까 그 전에 도착하기 위해 막 뛰고 달리고, 그렇게 귀가하는 마음, 가난한 시인의 마음, 아버지의 마음을 그렸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한집안의 3대에 걸친 사랑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렇게 햄버거 먹던 아이가 지금 대학생이라고 하네요^

 

♦ 이제는 신 가수 자신의 얘기로 돌아와서요, 아버지와 벗한 고향 얘기부터 시작해 볼까요?^

 

☞ 서천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중학교까지 서천에서 다니고 고등학교는 대전에서 다녔는데, 그때 기타를 치면서 관심 갖다가 대학 때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경우죠. 몇 년간은 대전에서 언더그라운드 가수 생활을 하다 식구들이 서울로 이사 가게 되어 2001년부터 지금까지 서울에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가수 시작한 지이십년 가까이 되어가네요, 벌써^^

 

▲     © 논산계룡신문

 

♦ 서울살이를 하다가 벌곡에서 생활하게 된 계기가 있었을 거 같은데요....

 

☞ 개인적으로는 조용한 작업 공간이 절실했었어요. 제가 하는 일이 혼자 골방에서 해야 하는 일들이잖아요. 특히 작곡할 때는 누구의 방해도 받고 싶지 않지요. 심지어 식구들조차도 그렇습니다. 시를 대상으로 곡을 쓰다 보니 그 시에 깊이 골몰해야 상이 잡히고 분위기가 떠오르는데 호젓하게 혼자서 작업할 곳이 마땅치 않죠, 도시는... 게다가 지하 녹음실은 더 싫고요... 역삼동에 있는 녹음실에서 한 이 년 작업을 했는데요, 스트레스가 쌓여 온 몸에 두드러기까지 생기는 병을 얻었어요. 독한 피부과 약을 일 년 넘게 먹다보니 도시가 싫어지더라고요. 무엇을 위한 삶인지 회의가 들었습니다. 열심히 벌고 은퇴할 때 쯤 시골로 내려가서 조용히 살고자 했던 미래를 앞당겨 경험해도 좋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우리의 행복을 막연한 미래에 저당잡힌 채 살고 있지는 않았는지 반성해보는 시간도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를 위해서도 그 편이 낫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 애들 교육 때문에 도시를 떠날 수 없다는 분들이 태반이잖은가요?

 

☞ 관점 나름이라고 봐요. 큰 딸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을 마치고 겨울방학을 보내던 때였어요. 이제 3학년 올라가면 수업 난이도가 올라가니 어느 보습학원이 좋고 어디 영어, 수학, 피아노, 미술, 태권도가 좋다더라 등등의 이야기들에 한창 민감해질 시기였지요. 그것이 극성부모들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초등학교 자녀를 둔 가정의 일반적인 분위기가 그러하잖아요~~ 제가 생각해도 아이에게 참 딱한 노릇이었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다 방과 후 프로그램에 골프, 승마도 있고 아이들이 많이 뛰어놀도록 아침 수업 전 30분 운동도 하는 학교를 알게 되었어요. 저는 조용한 시골이면 어디든 좋지만 아이에게는 학교가 가장 중요하니 우선적으로 알아보게 되더라고요.

 

아내는 서울사람이라 당연히 서울 떠나기 싫어했어요. 마침 처가가 몇 해 전 대전으로 이사를 가신 터라 부모님 가까이 가고 싶은 마음도 있어 따라 주었어요. 그렇게 일 년을 보냈습니다. 그 사이 아이는 학교에 잘 적응을 했고 승마를 제일 좋아하게 되었으며, 저는 음반 세 장을 발매했고, 두드러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어요. 음악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는, 마음 좋은 쥔장님을 만나 벌곡 나눔터를 작업실로 무상으로 사용하게도 되었고요.

 

▲ 나눔터 공연     © 논산계룡신문

 

♦ 논산에 내려온 이상, 여기서 함께 해나가고 싶은 활동도 있을 거 같은데요...

 

☞ 논산은 예학의 고장이기도 합니다만 시인의 고장이기도 해요. 김관식, 박용래 시인 등 작고 시인뿐 아니라 김소엽, 윤문자, 권선옥, 윤제철, 장석주, 윤효, 이채민, 김진성, 나희덕, 길상호, 김산 시인 등 많은 시인을 배출한 고장이지요. 먼저는 이 분들의 삶과 문학 세계를 조명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타지에서 활동하는 시인이 더 많으시지만, 시인에게 고향은 문학의 뿌리와 같아서 떠나서는 살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시인의 프로필에 생년월일 다음에 출생지가 꼭 소개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몸은 다른 곳에 살아도 마음만은 늘 태어난 그 땅을 서성이는데, 그걸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시인 초청 문학 콘서트며 그들의 시를 노래로 작곡해서 발표하는 시노래 콘서트 등을 열고 소개하다 보면 자연스레 알려지게 되겠지요~~ 지역 주민들에게는 자랑이 되고, 시인들에게는 자긍이 되는 시점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논산을 작정하고 온 것은 아닙니다만, 와서 보니 생각보다 많은 자산이 있는 고장이예요. 저와 같이 시노래마을 활동을 하면서 운영위원장 맡고 계신 윤효 시인도 부적면에서 나고 자라셨다 하더군요. 기라성 같은 시인들 이름 쭈욱 열거하는 데 저도 깜짝 놀랐어요. 이렇게 작은 도시에서 이리도 많은 시인을 배출한 지역이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

 

♦ 논산 시인들이 출중한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되네요^ 그 중 연이 각별한 윤효 시인 얘기만 더 들려주지요!

 

☞ 네. 윤효 시인의 ‘홍시’라는 시에 곡을 붙였는데, 홍시는 늦가을 까치밥 풍경입니다. ‘빈자일등’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저는 그걸 ‘가난한 자의 등불이여...’ 풀어서 노래해 봤어요. 부처님 생존시, 어느 가난한 사람은 가랑잎 같은 기름을 바쳤다고 합니다. 밤이 되고 바람이 심하게 불자, 부자나 권세자들 등불은 다 꺼졌는데, 가난한 사람이 바친 기름 등불만큼은 모진 바람 속에서도 꺼지지 않고 꿋꿋이 밤을 밝혔다는 이야기에 나오는 말이 빈자일등(貧者一燈)입니다. 오산중학교 교장으로 재직하셨던 윤효 시인이 하신 말씀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희로애락이 넘실거리는 파도 인생을 사는데, 그래서 종교에 귀의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시를 사랑하게 되면, 자신의 내면을 만나게 되고, 결국 자기 자신을 찾게 된다고 합니다......이건 단순한 감정풀이 차원을 넘어선 체험이고, 마치 우리가 머리카락을 빗질하듯 감정의 빗질을 하는 게 시읽기, 시낭송하기, 시사랑하기입니다.”

 

  제가 얼마나 여기 머물 수 있을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있는 동안에 이 분들과 즐거운 작업을 할 수 있다면 논산의 문학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약소하지만 그 첫 결과로 오는 7~9월에 나희덕, 윤효, 장석주 시인 초청 문학콘서트를 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에서 여러 모로 조언해 주시고 도와주신 결과입니다. 기회 되는 대로 “우리 고장 시인알기 프로젝트”를 확대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 신경림 시인 - 시! 노래를 품다     © 논산계룡신문

 

♦ 가수는 악기 다루는 경우에는 연주 정도 더 하는 거 같던데, 작곡에다가 프로그램까지 진행이라.... 벅차지 않은지요?

 

☞ 개인적인 관심과 재능 나름이라고 봐요~~ 저 같은 경우, 일반 노래공연도 하지만, 주로 시노래 콘서트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혼자서 시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나 시/ 시인의 이야기도 들려주며 노래하는 시노래 콘서트 말입니다. 이밖에 시인들과 함께 하는 문학콘서트, 학교로 찾아가는 인문학 콘서트 ‘시와 노래로 함께 놀아요’ 콘서트, 도서관 콘서트, 문학관 콘서트 등 다양하게 다니는 편이지만, 진행 내용은 엇비슷한 편입니다.

 

가장 애착을 가지고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2014년에 시작한 “시노래마을 일상의인문학 콘서트”예요. 장소는 달라질 수 있지만 매달 유명 시인을 초청해서 그분의 생애와 문학 세계를 조명하고 시 노래를 발표하는 공연인데요, 올해로 벌써 4년째네요. 제작년 말부터는 문단의 어른이신 김남조 선생님의 자택(용산구 효창동 문화예술 공간 ‘예술의기쁨’)에서 진행하고 있어요. 고은, 김후란, 허영자, 신경림, 정현종, 문효치, 강은교 시인 등 내로라하는 시인들께서 다녀가셨고, 이번 달은 “오탁번 시인과의 공연”을 엊그제 마쳤습니다.

 

또 하나는 롯데문화센터 ‘시가 있는 인생’이란 프로그램인데요, 역시 유명 시인 초청 문학콘서트예요. 매월 한 시인을 모시고 서울과 부산 본점에서 한 번씩 진행하는데요, 1월 신경림 시인을 시작으로 유안진, 정현종 시인과 함께 했고, 지난 4월에 신달자 시인과 서울, 부산, 안양에서 공연을 마쳤어요. 이번 5월은 19일 부산, 31일 서울에서 나태주 시인과 함께 합니다. 12월까지 문단의 존경받는 시인들을 모시고 진행하게 되어 긴장되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어요. 이 외에도 하반기에 충남문화재단 예술교류사업으로 ‘장항선 문학기행’을 준비 중인데요, 충남시인협회와 함께 충남의 시인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으로 장항선이 지나는 천안, 홍성, 예산, 서천에서 나태주, 이정록, 이은봉, 구재기 시인과의 문학콘서트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 노래 공연 위주로 해나가다가 시를 음악으로 만드는 작업도 병행하게 된 거 같은데, 어떤 계기라도 있었는지요...

 

☞ 어렸을 때 들었던 노래 중에서 몇 곡은 가사가 참 특별하다고 생각했어요.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서 지금도 부르는 곡들이 있는데요, 나중에 찾아보니 시를 노래한 것이었더라구요.

 

20대 때 교회에서 찬양팀을 이끈 적이 있습니다. 팀원들 생일 때 팀장으로서 뭔가 의미 있는 선물을 하고 싶어서, 매번 새로 곡을 써서 축하를 해줬어요. 그 때 절감한 게, 작곡보다 작사가 더 어렵다는 점! 그래서 좋은 글을 찾아보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시의 매력에 빠지게 된 거죠!^ 첫 음반은 그래도 온전히 제 색깔을 보여주고 싶어서 작사, 작곡을 스스로 다 했고요 ‘길’이란 이름으로 발매를 시작했어요. 그 다음부터 시노래 음반을 선보이기 시작했지요. 시와 시인에 대해 더 공부해보고 싶고 만나보고 싶은 마음에 2014년 여름부터 매월 ‘시인 초청 문학콘서트’를 열게 되었는데, 겁도 없이 유명 시인부터 모셔 진행하였습니다. 송은애, 나태주, 공광규, 천양희, 장석주, 고두현 시인 등을 초청했으니 말예요(웃음). 가수로서야 꾸준히 활동하고 있었지만 문학 쪽에서 활동한 적이 없으니 그분들 눈에는 생판 초짜인 저의 요청이었음에도, 그런 점 마다 않고 흔쾌히 동참해 주신 고마운 분들입니다. 이러는 동안 제가 하는 일에 동의하고 적극 지지하시는 시인들도 만나게 되면서 식구들이 늘어나 “시노래마을” 동인이 만들어지게 된 거구요.... 좋은 시는 생의 모퉁이에서 얻어지는 진주와 같아서, 한알 한알에 고통과 슬픔이 있고, 인내와 통찰이 있고, 깨달음과 감동, 서정과 서사, 자유, 평등, 박애 등 희로애락을 뛰어넘는 그 무언가가 깃들어 있어서 노랫말로 제격입니다. 관건은, 그 시에 얼마나 조화로운 노래옷을 어떻게 입힐지, 그 점이랄까요~~

 

▲     ©논산계룡신문

 

♦ 시가 노랫말로는 준비된 가사일 수 있겠으나, 운율 입히는 행위가 능사만은 아닐 성싶습니다.... 메시지 vs. 예술성의 상관성도 염두에 두어야 할 거 같고... 노래로 만들어질 경우의 득/실은 어떻게 보는지요?

 

☞ 득이라면 시각에 청각적 이미지를 더해 시를 입체적으로 조명할 수 있는 점이겠지요. 실이라면, 시의 이미지가 한 가지 색깔로 굳어질 수 있다는 점일 겁니다.

가요에서 메시지와 멜로디의 비중을 논하라고 한다면, 저는 “메시지가 8할”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가슴에 와 닿는 노래들 가만 들여다보면, 가사가 마치 이야기하듯 자연스럽게 공감되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 내면의 이야기는 가득한데 말로 형언하기 어려울 때, 마치 내 마음을 대변하는 듯, 알고 있다는 듯 어루만져주는 가사... 그렇게 한 번 인식이 된 노래는 마음에 오래오래 남아 때때로 위로와 위안을 주잖아요~~ 멜로디가 좋은 노래도 좋지만, 가사가 상투적이거나 나와 상관없는 메시지라면 계속 듣고 싶다거나 부르고 싶은 마음이 별로 생기지 않고요..... 시도, 노래도 우리 내면을 표출하는 글 소리 언어이기 때문에 소통이 전제되어야 하고, 그 소통으로 인해 공감대가 형성된 후에는 가사의 견인력이 노래를 이끌어가게 됩니다. 둘 다 예술성이 기반 되어야 하겠지만요...

 

♦ 지금까지 음악으로 옮겨온 대표곡이 어떤 것들인지요?

 

☞ 한국 대표 시인들의 시를 작곡해왔습니다. 앞에서 소개한 윤효 시인의 ‘홍시’, 오봉옥 시인의 ‘아비’ 외에도 꽤 많은데, 새삼 세어 보니까 500여 편의 시를 노래로 작곡했네요!^ 고은 시인의 ‘꽃보다 먼저’, 신경림 시인의 ‘눈 온 아침’, 김후란 시인의 ‘마른 꽃’, 유안진 시인의 ‘휘파람을 불어다오’, 천양희 시인의 ‘모래내 종점’, 신달자 시인의 ‘너의 이름을 부르면’, 정희성 시인의 ‘바닷가 벤치’, 정호승 시인의 ‘밤 지하철을 타고’,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 곽재구 시인의 ‘누런 똥’, 송은애 시인의 ‘능소화 사랑’, 박철 시인의 김포행 막차 등입니다. 이 중에서 시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사랑받는 곡을 내가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눈 온 아침, 대추 한 알, 홍시, 아비, 김포행 막차, 모래내 종점 등이 좀더 회자되는 편 같아요.

 

▲ 시노래마을_나눔터시노래콘서트     © 논산계룡신문

 

♦ 시와 음악과의 관계를 보는 관점을 주관적으로 표현한다면...

 

☞ 애초 시는 노래와 한 몸이었습니다. 시의 기원은 원래 노래의 가사였습니다. 그래서 시와 노래는 지금도 매우 친숙한 관계입니다. 중국의 ‘시경’도 노랫말이고, 우리나라의 ‘공무도하가’나 ‘구지가’, ‘황조가’도 노래로 불리던 것입니다. ‘청산별곡’도 마찬가지고요. 가(哥), 곡(曲)은 시가 노래였다는 것을 말합니다.

서양의 시 전통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노랫말은 활자라는 장점, 곡은 악기로 소리를 내는 무형의 단점 때문에 노랫말만 살아남은 것입니다. 시는 문자를 지각한 후 이해를 통해 정서적으로 느낌을 갖게 되어 반응이 느리지만, 노래는 청각을 통해 즉각적으로 반응을 하게 합니다.

 

♦ 시를 선정하는 데에는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을 거 같습니다만....

 

☞ 동시가 순수하다면 민요는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감정 표출의 형식이라고 보면 되겠는데 ‘아리랑’이 대표적이죠. 윤도현 밴드의 아리랑처럼, 민요를 어떻게 현대에 맞게 계승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서양음악과 융합하여 일어난 가곡도 1920년대부터 있었고, 이은상 시에 곡을 붙인 ‘봄처녀’나 ‘고향생각’, ‘옛 동산에 올라’ 같은 것들입니다. 박목월의 ‘이별의 노래’도 그렇구요. 이런 가곡은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도 대학 때 민요 가락을 잠시 배웠어요. 기껏해야 진주난봉가 정도 쉬운 가락을 불러보고 장구 기본 가락을 배워 본 게 전부인데, 그래도 행복했던 기억입니다. 아마도 우리 핏속에 새겨진 DNA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예요. 고두현 시인의 ‘그리운 그대 느릅나무 강’을 그래서 국악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시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다 보니 그렇게 되어 있었거든요. 사실 어느 형식이든 따라 부르기 어려운 노래는 오래 남기 어렵지요.

 

제 생각엔 가곡과 대중가요의 차이가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부르는 사람이 성악가면 대중가요를 불러도 가곡처럼 느껴지는 것이고, 가곡을 대중가수가 부르면 유행가처럼 들리는 것의 차이 정도요? 가곡은 백과사전에서 “서양에서 시에 곡을 붙인 성악곡”으로 정의하고 있어요. 지금 제가 하는 시 노래가 실은 가곡입니다. 다만 반주를 피아노로 해왔던 전통적인 방식에 연연해하지 않는다는 사실만 빼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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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신재창과도 같은 예인이 예향 논산에 머문다는 것은 대단한 복이다. 심해저의 산호 논산시인들을 뭍으로 드러내주는 숨비소리, 그 생명의 숨결에 계절의 여왕 5월이 더 화창해지고, 놀뫼땅이 한껏 기지개를 펼 거 같다.

 

- 이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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